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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제주 올레길·선인장마을, 휠체어 타고도 무난히 탐방

[중앙일보] 제주 올레길·선인장마을, 휠체어 타고도 무난히 탐방

  • 송윤희
  • 승인 2017.10.27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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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사람에겐 여행길이 ‘고행길’로 이어지기 쉽다. 항공기 탑승부터 낯선 여행지에서의 이동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전문 여행 상품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동에 대한 걱정 없이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제주 여행 상품을 소개한다. 
 
2015년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250만 명 중 93%가 여행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 여행을 다녀온 비율은 9.3%.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으로 여행하는 것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 비행기를 타고 내리거나 여행지에서 이동할 때 필요한 휠체어를 제공하는 항공사 정보, 이동이 편리한 관광지 정보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그동안 이동의 어려움 때문에 여행을 포기했다면 올가을엔 제주로 여행을 떠나보자. ‘이동약자를 위한 따뜻한 여행 온드림 패키지’를 선택하면 걱정을 떨칠 수 있다. 이 상품은 관광약자 전문 제주 여행사이자 예비사회적기업인 ‘두리함께’가 진행하는 2박3일 제주 여행 패키지다.
 
교통부터 숙박·식당·관광지까지 모든 장소에서 여행자가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미리 확인하고 해결했다. 특히 이동에 제약이 큰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로 쉽게 탑승하고 하차할 수 있는 카니발 리프트 특장차량(작은 사진)을 제공한다.
 
여행 코스도 다양하다. 월령리 선인장마을, 절물자연휴양림, 산굼부리, 제주돌문화공원, 형제섬 올레길 등이 대표 여행지다. 이곳은 관광지는 물론 화장실 등 부대시설에 휠체어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명소로 꼽힌다. 특히 한림 해안도로 끝에 위치한 월령리 선인장마을은 천연기념물 429호로 지정된 국내 유일한 선인장 군락지다. 아름다운 해안 산책길이 조성돼 있으며, 해안 산책로를 달리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카페와 마을 식당이 모여 있다.
 
이외에도 제주 형제섬 올레길도 탐방할 수 있다. 화순모슬포 올레는 화순금모래 해변에서 모슬포항 하모체육공원까지 15.5㎞ 구간이다. 출발 지점에서 산방산(395m)과 송악산(104m)을 지나 대정읍 하모까지 이어지는 해안 올레길이다. 이 중 사계포구에서 송악산주차장까지 5.5㎞의 평지가 이어지는 휠체어 구간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바다와 울창한 송악산 원경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산방산은 손에 잡힐 듯 우뚝 솟아 있고, 형제섬은 우애 좋게 나란히 서 있다. 현실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풍광을 파노라마처럼 즐길 수 있다.
 
온드림 패키지를 다녀온 한 장애인시설 관계자는 “제주를 여행하는 동안 동행했던 사람들의 얼굴에서 평소 볼 수 없었던 미소와 탄성을 보며 여행이 가진 치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휠체어를 타고 제주도 형제섬 올레길를 찾은 여행자가 바다를 바라보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두리함께] 

휠체어를 타고 제주도 형제섬 올레길를 찾은 여행자가 바다를 바라보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두리함께]
 

이동약자를 위한 전문 여행사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전국 곳곳에는 장애 유형에 맞는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관광약자 전문 여행사가 있다. 제주의 ‘두리함께’가 대표적이다. 한 번 외출하는 일도 어려운 장애인에게 세상과 만나는 문을 연결해 주고 ‘차별 없는 여행, 차이 있는 여행’을 만들자는 목표로 2014년에 설립됐다. 두리함께 관계자는 “제주 내 1000개 넘는 여행사가 있지만 장애인을 위한 관광 서비스는 거의 없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며 “모든 코스를 미리 답사한 후 프로그램을 짜며, 이렇게 구성된 프로그램은 VR(가상현실) 콘텐트로 제작해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 여행사는 ‘2017년 사회적기업 특화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 목표액(1억 원)의 103.8%인 1억380만원을 펀딩받았으며, 크라우드 펀딩 시민투자 오디션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보교 두리함께 대표이사는 “관광약자인 장애인들은 비행기 탑승부터 화장실 이용까지 여행의 모든 과정이 도전일 수밖에 없다”며 “장애인들이 여행의 주체로서 스스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문기사: 중앙일보(http://news.joins.com/article/2204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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