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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6·13 지방선거 10대 어젠다 : 인권복지

[한라일보]6·13 지방선거 10대 어젠다 : 인권복지

  • 송윤희
  • 승인 2018.04.04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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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약자 느는데 제주 복지예산은 전국 최저

 
장애인 이동권 개선 요원
기초생활수급자 계속 늘어
노인·여성 삶의 질도 하락

정의당 제주도당은 최근 서귀포시지역에서 저상버스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장애인과 노약자,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의 대중교통 접근권을 점검하기 위함이었다. 제주 대중교통의 현실은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장애인의 다음과 같은 답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혼자서는 절대 저상버스를 탈 수 없어요."  

제주도는 올해 사회복지예산으로 1조62억원을 편성해 사상 처음으로 복지예산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총 예산 5조297억원 가운데 처음으로 20%를 넘긴 사회복지예산으로 제주도는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국 지자체 평균이 25%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주의 복지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예비후보들은 계측자료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복지예산이 지원되고 있다며 제주개발이익과 국비 등을 통해 복지예산을 증액하겠다는 정책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제주도 장애인 이동권 제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제주도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1인 시위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시 기준 제주도 등록 노선버스 780대 중 저상버스가 63대뿐인데다 장애인특별교통수단 이용 횟수까지 제한하고 있어서 교통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성토했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고, 도지사 면담까지 요청했지만 앞서 저상버스 체험 행사에서 확인한 것처럼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예산이 늘었다지만 실제 피부에 와닿는 정책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지자체별 장애인의 탈시설 지원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예산을 분석한 결과 제주는 '우수'에서 '분발'까지 4개 등급 중 가장 낮은 '분발' 등급으로도 조사됐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제주도관광협회에 회원사로 가입한 숙박·렌터카업체 사이트를 대상으로 웹 접근성 실태를 조사해 지난해 10월 발표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숙박업소 중 60%가 심각, 렌터카 업체는 50% 이상이 심각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웹 접근성 준수가 전영역에 의무화됐지만 민간 영역에서는 여전히 웹 접근성이 개선될 여지가 요원한 상황이다. 장애인들은 이처럼 온·오프라인의 생활에서 매일 장벽에 부딪치고 있다.  

제주도가 발간한 2016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2017년부터 격년제로 부문별 사회조사를 진행해 2017년 복지 분야 자료는 부재)에 따르면 2015년 제주도민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총 2만4513명으로 집계됐다. 경제성장률과 인구 증가 등 양적 지표가 상승했지만 수급자는 2014년 2만101명보다 4412명 증가하면서 수급자 비율도 4.01%로 전년 대비 0.64%p 증가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돼사회적 약자의 취업률이 더욱 감소하고 있는 반면 사회복지시설 증가폭은 둔화되고 있다. 이처럼 전국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치를 보이는 수급자의 탈수급을 위해선 자활·고용·주거·복지 등을 일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어떤 지역보다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도 문제다. 제주도가 발간한 2016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에 따르면 총 노인 인구는 8만5893명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노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6583명으로 전년 대비 33.3% 증가해 수급자 비율도 2015년 6.0%에서 2016년 7.6%로 전년비 1.6% 증가했다. 그러나 제주도민 10명 중 노후 생할비를 준비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4명뿐인 것으로 나타나 저소득 노인 생활안정을 위한 지원과 의료복지 증진, 노인 일자리 사업 등의 복지정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과 외국인 처제 성폭행사건 등 끊이지 않는 여성 상대 범죄도 여성인권과 복지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일부 남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에 만연한 성 차별 등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정책은 (성인지)인권·폭력·아동 및 청소년·가정 등을 포괄하는 사실상 양성평등 정책을 의미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끝>

*기사원문: 한라일보(http://www.ihalla.com/read.php3?aid=1521708561589874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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